
가수 이현이 긴 공백 끝에 세 번째 미니앨범으로 돌아왔다.
2007년 혼성그룹 에이트로 데뷔해 옴므와 솔로 활동을 거쳐온 그는 지난 2012년 정규 1집 이후 13년 8개월 만에 새 앨범을 내놓으며 다시 무대에 섰다.
이번 신보의 제목은 ‘앤드’(A(E)ND). 시작과 끝이라는 상반된 의미를 가진 단어를 조합해 관계의 두 얼굴과 감정의 복잡함을 담아냈다.
앨범에는 타이틀곡 ‘이쯤에서 널’을 비롯해 알앤비와 팝 요소를 살린 다양한 장르의 여섯 곡이 실렸으며, 이현은 다섯 곡의 작사에 직접 참여했다.
특히 프로미스나인의 송하영이 참여한 ‘우리의 중력’은 앨범의 색깔을 더욱 풍성하게 만들었다.
타이틀곡 ‘이쯤에서 널’은 영국식 록 사운드에 기반한 팝 발라드로, 이별을 결심하는 순간의 감정을 담담하게 풀어낸다.
그는 “이별도 결국 사랑의 한 과정이라 생각한다”며, 상대를 놓아주는 일 또한 배려이자 또 다른 형태의 사랑이라고 전했다.
앨범 전반에는 영화 ‘인터스텔라’에서 받은 영감을 비롯해 사랑의 의미를 되새기려는 고민이 묻어난다.
이현은 2000년대 알앤비 음악을 듣고 자라며 성장했기에 이번 수록곡들에도 당시의 색채가 녹아 있다.
동시에 발라드 위주였던 지난 활동과 달리 새로운 장르적 시도를 통해 변화를 보여주려 했다.
그는 “앨범명이 ‘앤드’지만 끝이라는 의미보다는 다시 출발한다는 의지를 담았다”고 강조했다.
공백기 동안 그는 직접 곡을 만들기 위해 미디를 공부하며 창작 역량을 키웠고, 빅히트뮤직의 프로듀서 피독과 협업해 앨범을 완성했다.
방시혁 하이브 의장으로부터 “이제는 스스로 프로듀싱할 수 있을 것 같다”는 평가를 받았을 만큼 성장한 셈이다.
최근 발라드 장르의 인기가 예전 같지 않다는 의견도 있지만, 그는 “물을 기다리기보다 계속 노를 저어야 한다”며 꾸준함의 가치를 강조했다.
또한 “사람들이 발라드를 안 듣는 게 아니라, 여유가 없어 새로운 음악을 찾지 못하는 것일 뿐”이라고 분석하며, 여전히 발라드의 힘을 믿는다고 덧붙였다.
이번 앨범은 단순히 신곡 발표 이상의 의미를 가진다.
18년간 이어온 음악 인생의 또 다른 시작점이며, 무대 위에서 자신을 가장 선명하게 느낀다는 그의 의지를 담은 결과물이기도 하다.
그는 “앞으로는 시간을 더 아끼고 열심히 쓰겠다”며, 다시 팬들과 함께 호흡할 날들을 다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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