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홍상수 감독의 35번째 장편 ‘눈 둘 데가 없네’가 21일 개봉했다.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 3관왕 수상작으로, 10여 년 만에 제주도에서 재회한 가족 사이의 미묘한 균열과 정서를 섬세하게 담아냈다.
- 홍상수 감독의 35번째 장편 영화 ‘눈 둘 데가 없네’가 10월 21일 국내 개봉했다.
-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감독상, 최우수연기상,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을 수상했다.
- 배우 김민희가 주연 상희 역과 제작실장 업무를 병행해 참여했다.
영화 ‘눈 둘 데가 없네’가 21일 국내 극장가에 개봉했다.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3관왕에 오른 홍상수 감독의 35번째 장편 ‘눈 둘 데가 없네’는 10여 년 만에 제주도에서 재회한 모녀와 가족들 사이에 감도는 미묘한 감정 균열을 다룬다. 일상적인 대화를 바탕으로 인물 간의 관계와 내면을 포착하는 홍 감독 특유의 연출 방식이 화면 전반에 담겼다.

제주도서 10년 만에 재회한 가족 이야기와 줄거리
영화 ‘눈 둘 데가 없네’는 어린 시절 부모의 이혼을 겪고 조부모 손에서 자란 주인공 홍상희가 오랜 세월 떨어져 지낸 어머니를 찾아가면서 본격적인 서사를 풀어낸다. 상희는 남동생 상원과 함께 어머니 김종원과 새아버지 김순영이 생활 터전을 마련한 제주도로 향해 2박 3일 동안 머문다. 오랜만에 만난 가족을 마주한 반가움도 잠시, 유일한 혈연인 어머니 김종원과의 거리감은 쉽사리 좁혀지지 않는다.
어머니 종원은 음식점을 운영하며 많은 돈을 모은 인물로, 저택 같은 집과 펜션을 함께 소유하고 있다. 근황을 묻는 어머니에게 상희는 그림 전공을 접고 적은 보수를 받으며 작은 영화를 찍는 중이라고 전하지만, 어머니는 딸의 결정을 탐탁지 않게 여긴다. 반면 남동생 상원에게는 한층 살가운 태도를 보이면서 물려줄 땅도 상원의 몫에 훨씬 좋은 자리를 지정한다. 화목해 보이는 식구들 틈에서 상희는 관계 속에 자연스레 섞이지 못하고 망설인다.
거리감이 느껴지는 혈연과 달리 새로 마주한 가족과의 만남은 다른 흐름을 만든다. 다큐멘터리 연출가인 새아버지 김순영은 한국 전통 장례문화 중 하나인 ‘초분’을 소재로 영화를 제작 중이며, 상희는 순영의 예술 작업에 깊은 감명을 받는다. 순영의 딸 김주원 역시 처음 본 사이임에도 격의 없이 다가와 상희와 친밀해진다. 작품은 식사와 산책 등 일상적인 만남 속 대화를 촘촘히 엮어 인물들 사이의 미묘한 긴장을 이끌어낸다.

극중극과 일상 대화로 엮어낸 연출 특징
‘눈 둘 데가 없네’ 후반부에는 주인공 상희가 완성한 단편영화가 극중극 구조로 등장하며 작품 전체를 관통하는 주제 의식을 압축해 제시한다. 돈이 되지 않고 타인에게 이상하게 보일지라도 스스로 좋아하는 영화를 만들겠다는 상희의 말은 꾸밈없는 영상과 맞물린다. 이는 상업적 틀에 얽매이지 않고 독자적인 방식을 고수해 온 홍상수 감독 본인의 자전적 태도를 반영한 대목으로 풀이된다.
인물들의 말실수나 침묵, 엇갈리는 시선을 포착하는 롱테이크 기법은 관객에게 대화 현장을 지켜보는 듯한 현장감을 전한다. 제주도의 풍경과 실내 공간은 인물들 사이에 자리한 심리적 단절과 화해의 시도를 드러내는 배경으로 쓰인다. 억지스러운 극적 과장 없이 담담하게 흐르는 대화는 관객 각자의 인간관계 경험을 곱씹게 만든다.
홍상수와 김민희의 제작 참여 방식
이번 작품은 홍상수 감독과 배우 김민희 사이에서 득남한 이후 처음으로 관객에게 공개되는 신작이다. 홍 감독은 메가폰을 잡은 연출은 물론 각본, 촬영, 현장 녹음, 편집, 배경 음악까지 제작 전반의 과정을 직접 도맡았다. 1인 제작에 가까운 작업 환경 속에서 감독 고유의 미학적 의도가 온전히 스크린에 구현됐다.
주인공 상희 역의 김민희는 절제된 감정 표현으로 서사를 이끄는 동시에 제작실장 직책으로 이름을 올렸다. 주연 연기와 현장 살림을 아우르는 협업은 홍 감독의 후기 작업에서 꾸준히 이어지는 독특한 제작 방식이다. 오랜 기간 호흡을 맞춰온 두 창작자의 협업은 작품의 완성도를 뒷받침하는 기반이 됐다.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 3관왕 기록과 초청 이력
‘눈 둘 데가 없네’는 지난 8월 스위스에서 열린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 경쟁 부문에 진출해 3관왕을 차지하며 비평계의 주목을 받았다. 영화제 심사 결과 홍상수 감독이 감독상과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을 받았고, 주연을 맡은 김민희가 최우수연기상을 품에 안았다.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은 스위스 개신교와 가톨릭교회 심사위원단이 삶과 인간 존엄성을 조명한 작품을 평가해 수여하는 상이다.
홍 감독의 연출작이 로카르노영화제에 초청된 것은 통산 다섯 번째다. 1946년 시작된 로카르노영화제는 타협 없는 예술성과 실험 정신을 보여주는 작가주의 영화를 소개해 온 유럽의 주요 영화제다. 홍 감독은 ‘우리 선희’, ‘강변호텔’, ‘수유천’,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해당 영화제를 찾았으며, 2015년에는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로 최고상인 황금표범상을 받은 바 있다.
아래 표는 홍상수 감독이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거둔 주요 초청 및 수상 기록을 정리한 내용이다.
표: 홍상수 감독 로카르노영화제 주요 출품 및 수상 이력
| 개최 연도 | 영화제 회차 | 출품 작품명 | 주요 성과 및 수상 내역 |
|---|---|---|---|
| 2013년 | 제66회 | 우리 선희 | 최우수 감독상 수상 |
| 2015년 | 제68회 | 지금은맞고그때는틀리다 | 최고상(황금표범상) 및 남우주연상 수상 |
| 2018년 | 제71회 | 강변호텔 | 남우주연상 수상 |
| 2024년 | 제77회 | 수유천 | 최우수연기상 수상 |
| 2026년 | 제79회 | 눈 둘 데가 없네 | 감독상·최우수연기상·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 (3관왕) |
출처: 로카르노영화제 수상 기록 집계(2026년 기준).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통산 다섯 번째 초청을 받으며 본상을 여러 차례 거머쥔 홍 감독의 발자취는 신작을 향한 영화계의 꾸준한 관심을 확인시킨다. 가족 사이의 서먹한 공기를 투명하게 비춘 ‘눈 둘 데가 없네’는 전국 주요 독립·예술영화 전용관을 중심으로 상영을 이어간다.
자주 묻는 질문
영화 ‘눈 둘 데가 없네’의 주요 줄거리는 무엇인가요?
어릴 적 부모의 이혼으로 떨어져 지내던 주인공 상희가 남동생과 함께 어머니와 새아버지가 정착한 제주도를 방문해 2박 3일을 보내며 마주하는 가족 간의 미묘한 거리감을 그립니다.
로카르노영화제에서 거둔 수상 성과는 무엇인가요?
제79회 로카르노영화제에서 홍상수 감독이 감독상과 에큐메니컬 심사위원상을 받았으며, 주연을 맡은 김민희 배우가 최우수연기상을 수상해 총 3관왕에 올랐습니다.
김민희 배우는 이번 작품에서 어떤 역할을 맡았나요?
독립영화를 만드는 주인공 홍상희 역으로 출연해 열연을 펼쳤으며, 배우 활동과 더불어 영화의 제작실장으로도 참여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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