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사 핵심 요약
외래어와 신조어가 흔한 시대에 한글 고유의 멋이 재조명받고 있다. 예술가들은 서예와 미술로 한글의 조형미를 탐구하고, 소상공인들은 '결', '푸름' 등 순우리말 상호에 철학을 담는다. '한결', '봄' 같은 이름이 인기를 끄는 등 한글은 우리 일상 속에서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 코드로 자리 잡고 있다.
- 예술가들은 서예와 현대 미술을 통해 한글의 조형적 아름다움을 작품으로 표현한다.
- 젊은 소상공인들은 '결', '푸름' 등 순우리말 상호에 가게의 정체성과 철학을 담아낸다.
- '한결', '봄', '사랑' 등 순우리말 아기 이름이 출생신고 상위 100위권에 오르며 인기를 끌고 있다.
신조어 시대의 역설, 다시 주목받는 한글의 가치
줄임말과 신조어가 일상화되고 외래어 사용이 잦아진 시대에, 오히려 한글이 지닌 고유의 가치와 다채로운 '멋'을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이 늘고 있다. 예술가들은 붓글씨와 현대적 색채로 한글의 조형미를 작품에 담아내고, 젊은 소상공인들은 정갈한 우리말 상호에 저마다의 철학을 새겨 넣는다. 이러한 노력은 한글의 멋을 더욱 빛나게 하며, 한글 고유의 아름다움과 그 의미를 삶에 적극적으로 끌어들이려는 시도다.

예술가의 손끝에서 피어나는 한글의 조형미
이러한 흐름은 한글의 조형적 가능성을 꾸준히 탐구하며 대중과 소통해 온 예술가들의 노력이 이끌고 있다. 이들은 한글 자음과 모음이 가진 형태적 특성을 재해석하고, 문자의 본래 의미와 시각적 아름다움을 결합해 새로운 예술 형식으로 확장한다. 전통 서예의 틀을 넘어, 한글이 현대 미술의 다채로운 표현 소재로 거듭나고 있다.
한글의 멋은 이제 예술과 상업적 공간에서 모두 주목받고 있다.
전명옥 서예가, 붓으로 담아낸 글자의 의미와 흐름
전명옥 서예가는 붓끝으로 한글의 형태와 획의 흐름을 살려 글자의 시각적 아름다움과 단어가 지닌 의미를 함께 담아내는 작품들을 선보인다. 대표작 '사랑'은 단어의 의미를 붓의 움직임으로 표현했으며, '치우자'라는 작품으로는 정치권을 풍자하는 메시지를 전달하기도 했다. 그는 의성어나 의태어를 활용해 소리의 감각을 시각화하고 회화적 요소를 접목하는 등 표현 방식을 넓히며 대중과의 소통을 시도한다.
전 서예가는 “한글의 작품화는 한글을 알리는 데 훨씬 보탬이 될 것”이라며 “한글을 배우려는 외국인이 많아졌고 K팝 등 한류에 대한 관심이 높아져 작품 이해는 물론이고 서예를 세계인에게 친숙하게 소개하는 기회가 될 수 있다”고 말했다.

강용균 작가, 자음과 모음을 현대적 색채로 재해석
전남 담양에서 활동하는 강용균 작가는 한글 자음과 모음의 조형미를 현대적 감각으로 풀어내는 작업을 이어가고 있다. 그는 한글의 직선과 사각형 등 형태적 요소에 다채로운 색채를 더해 입체적인 공간감을 표현하며, 한글을 순수한 시각 예술의 소재로 활용한다. 현재 서울 인사동 마루아트센터에서 열리는 아트페어에 전시된 그의 작품은 가을 단풍에서 영감을 얻은 밝고 화려한 색채가 특징이다.
강 작가는 “전시 공간에 오래 있지는 못했지만, 외국인들이 많은 관심을 보인다고 전해 들어 한글에 대한 관심을 체감했다”며 “한글의 조형미를 알리고 작품을 접한 이들이 한글의 아름다움과 우수성을 느끼길 바란다”고 밝혔다.
이름과 상호로, 일상에 스며든 순우리말
한글의 아름다움을 재발견하려는 움직임은 예술계를 넘어 우리 일상으로도 확산하고 있다. 특히 소중한 아이의 이름이나 자신만의 공간인 가게 상호에 의미가 깊고 소리가 아름다운 순우리말을 쓰려는 경향이 뚜렷해졌다. 이는 단순한 유행을 넘어 한글을 통해 개인의 정체성과 가치관을 표현하는 하나의 문화 현상으로 자리 잡았다.
한결, 봄, 사랑... 인기 이름이 된 순우리말
이러한 변화는 신생아 이름 통계에서도 뚜렷하게 나타난다. ‘전자가족관계시스템’ 통계에 따르면, 지난 한 해 동안 출생 신고된 이름 가운데 여러 순우리말 이름이 상위 100위권에 올랐다. 이 이름들은 주로 자연이나 계절, 긍정적인 가치를 담고 있어 부모들의 선호를 받았다.
| 성별 | 이름 | 전체 순위 | 등록 건수(건) |
|---|---|---|---|
| 여자 | 봄 | 72위 | 430 |
| 여자 | 사랑 | 82위 | 377 |
| 남자 | 한결 | 84위 | 344 |
| 여자 | 새봄 | 89위 | 353 |
| 남자 | 하늘 | 93위 | 297 |
| 출처: 전자가족관계시스템, 2025년 통계 | |||
지난해 등록된 여자 이름 중 '봄'은 430건으로 72위, '사랑'은 377건으로 82위를 기록했다. 남자 이름에서는 '한결'이 344건으로 84위에 오르는 등 순우리말 이름의 인기를 보여준다.

카페 '결', 과일가게 '푸름'... 상호에 담긴 철학
개성 있는 가게들이 모인 광주광역시 동구 동명동에서도 한글 상호를 쉽게 찾아볼 수 있다. 이곳 20~30대 청년 사장들에게 한글 이름은 가게를 알리는 간판을 넘어, 공간의 정체성이자 추구하는 가치를 보여주는 수단이 된다. 카페 '결'의 박상원 사장은 "사람마다 고유한 결을 갖고 있듯, 제 결을 표현하는 공간으로 생각해 상호를 '결'로 정했다"고 설명했다. 그는 한국 고유의 것에 대한 관심을 오미자, 쑥을 활용한 메뉴에도 반영했다.
생과일전문점 '푸름'의 조영아 사장은 “‘푸름’이라는 단어가 주는 싱그럽고 따뜻한 느낌이 좋았다”며 “선물세트 판매나 구조묘를 돕는 활동 등 가게가 하는 모든 일에 잘 어울리는 단어다. 이 의미는 외국어로 대체하거나 표현할 수 없다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단순한 문자를 넘어, 정체성을 표현하는 문화 코드로
예술과 일상 곳곳에서 한글의 멋을 재조명하는 흐름은 한글이 단순한 소통 도구를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정체성을 표현하는 중요한 문화 코드로 기능하고 있음을 보여준다. 외래어와 신조어의 홍수 속에서도 우리말이 가진 고유한 가치와 아름다움을 지키고 새롭게 발견하려는 노력은 계속되고 있다.
자주 묻는 질문
순우리말 이름은 보통 어떤 의미를 담고 있나요?
주로 '한결', '하늘', '봄', '사랑'처럼 자연이나 계절, 긍정적인 가치를 담은 단어를 사용하여 아이의 행복과 안녕을 기원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예술가들이 한글을 작품 소재로 좋아하는 이유는 무엇인가요?
한글은 점, 선, 원 등 기본적인 조형 요소를 모두 갖추고 있어 시각적으로 다양하게 변주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글자가 가진 본래의 의미와 형태의 아름다움을 동시에 표현할 수 있다는 점도 큰 매력으로 꼽힙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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